[백패킹] 백린이 첫 백패킹, 주말 수락산 백패킹 후기
오랜만에 본집에 들려
구형 미스테리 랜치 가방을 보고 멋있다며
이리저리 메 볼 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헥헥 거리며 수락산 등산을 하고 있을 줄은....
동대문구에 숨은 고수 아버지와
형제들은 아버지를 따라 첫 백패킹 떠나게 된다.
평소 캠핑을 다니던터라
갖고 있는 가장 가벼운 텐트와 몇몇 도구들을 챙겼는데
역시나 백패킹 용이 아니라 그런가
너무 무겁다ㅜㅜ
음식은 하나도 없는데 벌써
18킬로라니........
이번이 첫 백패킹인데......
그래도 엄지 척! 한껏 여유 있는 표정으로 가보자
난 머쉬 써
출발!
장암역에서 아버지와 동생을 만나
셋이 무게를 공평하게 조정하고
수락산으로 올라갔다.
이때 모두 21킬로씩 메고 올라갔다.
식량이 들어가니까 무게가 확 올라가버리네..
아니 20분 올라갔는데
벌써 지친 거 실화?
살려줘 더는 못가 못가
동생도 잘 올라가고
아버지도 잘 가는데
나는 도저히 갈 수가 없다...........
너무너무 힘들던 차에 눈앞에 펼쳐진 뷰
광활한 뷰였는데
사진에는 왜 이게 안 담기는지 모르겠다.
이날 미세먼지가 나빴는지
공기가 탁하다. 하늘도 뿌옇고.
그래도 뷰가 좋으면
사진은 한 장 찍어야지 않겠나 싶어서
독사진 한번 찍어보았는데
처음 메 본 가방이라 그런지
영 어색한 모습이다.
동생이 아버지 찍어주는 모습도
찍어보고.
동생 가방은 피엘라밴 카즈카 100L인데
너무 크다
7세 아이도 들어갈 만큼 너무 크다.
올라가던 중 보인 119 구급함
한참을 올라온 터라
이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서 제발 119 불러서
내려가고 싶었다.
해는 뉘엿 뉘엿 벌써 6시를 향해 흘러가고
무게 나가는 것은 다 줄여보자며
가방에 있는 군것질을 이때 다 해치우고
올라가기로 했다.
힘내서 올라가자고는 했지만.
역시나 힘들다.
눈 질끈 감고 올라가다가 한 번씩 보이는 뷰에
숨 한번 돌리고 다시 올라가고를 반복하다가
기차바위 근처를 지나게 돼서
살짝 구경 가봤는데 여길 어떻게 올라오나 싶다.
멀리서 볼 땐 별거 아닌 것같이 보였지만
위에서 보니 엄청나다.
다음에 용기 내서 와봐야겠다.
이후에 열심히 오른 끝에 드디어 도착! 을 했지만
너무 늦은 시간에 도착을 해서 텐트를 급하게 쳤다.
금방 밤이 찾아오고
백패킹의 꽃
텐풍이라는 것을 처음 해보았다.
나의 텐트는 폴러투맨
3킬로가 넘는 것을 들고 혼자 메고 오려니
죽는 줄 했다.......
다음에 혼자 잘 때는 공격형 텐트를 하나 구입하는 걸 고려해봐야겠다.
대충 저녁을 먹고 배부르고 노곤 노곤해지면서
보이는 야경.
멋있구나. 괜히 내가 되게 멋있는 것 같았다.
엄청나게
노을과 같이 저물어간 달.
사진만 봐도 그때 기억이 생생하다.
그리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는데
수락산에 왜 이리 야간등산(야등)하는 분들이 많은 걸까...
밤새 선잠을 자고
무서웠는지 바스락 소리 하나에도 눈을 뜨다 보니
아침해가 밝았다.
(잠을 하나도 못 자고 뜬눈으로)
아침에 일어나 보니 뭐지 이 멋있는 뷰는?
이런뷰는 살면서 처음 본다.
사람들이 이런뷰때문에 백패킹을 오나?
아침 6시의 수락산은 이렇다.
대충 뷰를 보고 하산할 준비를 한다.
7시도 안됐는데 벌써부터 정상 근처인 이곳까지
올라온 사람이 있어서 놀랬다.
카누를 사약처럼!
셋다 사약을 마셨다.
텐트도 다 접고
부자가 온 첫 백패킹을 사진으로 한 장 남기고
다시 출발.
꼭대기는 찍고 가자는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수락산 주봉으로 향해본다.
주봉에서 어떤 분께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드렸는데
확인해보니 손가락 다 나오고 사진은 한 장만 찍어주시고ㅠ
다음에 만나면 잘 좀 찍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단체컷이 아쉬워서 전망대에서
다른 분께 한 번 더 부탁드렸다.
감사합니다.
내려오는 길에는 왜 이리 배가 고픈 건지
마지막 남은 말년 튀김건빵을 냠냠 했는데
오랜만에 먹는 튀긴 건빵이 되게 맛있었다.
이렇게 건빵이 맛있었나?
옛 선임이 해준 그 건빵이 생각났다.
(2사단 노도부대 아버지 잘 지내시죠?)
내려오는 길에도 이렇게 독사진 한 장 찍어 주시고.
점점 아재가 되어가는지
사진에서 아재 느낌이 폴폴 난다.
다음 주엔 카톡 프사가 코스모스 사진으로 될까 봐 걱정이다.
마지막으로 들깨 시래기탕을 먹고
집 가서 정말 뻗었다.
[간편 정리]
첫 백패킹에 21킬로를 메고 올라가는 것은
무모한 도전이었다.
야경은 끝내주게 멋있었고,
밤은 너무 길었다.
그래도 조만간 또 떠날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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