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수락산 일몰 등산/야등
주말이 다가오고 집에서 하루를 보낼 수 없었던 날 늦게라도 수락산을 등반하기로 했다.
수락산에서 백패킹도 해보고 낮에 가장 많이 오른 산이라 자신 있었기 때문에 4시에 수락산을 출발했다.
음 좋군?
사람들이 다 내려오는데 혼자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별 탈 없이 다녀올 줄 알았지...
단풍도 이쁘게 들고 여유롭게 슬슬 올라갔다.
왠지 이 산에 나 혼자 있는 기분? 되게 기분 좋았다.
단풍구경도 많이 해주고
수락산 정상 이정표를 보며 열심히 올라갔다.
챙겨 온 과자도 먹으면서 아~주 여유롭게.
중간쯤 올랐을까?
이 계단에서 갑자기 불안 감니 훅 왔다.
어? 벌써 해가 지려고 하네?
하지만 멈추지 않고 괜찮다고 스스로 얘기하면서 올라가 보았다.
뷰가 이렇게나 좋았다.
살짝 날이 어두워지고 있지만 지는 햇살에 따듯함이 더해져 왠지 내가 쫌 멋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 뒤로 해는 급속도록 지기 시작하고..
저 구름 사이로 지는 해가 보이는가....
올라가는 길에 오?
핫팩 3개 주워주시고!!!(이게 나중에 큰 힘이 될 줄 몰랐지..)
어차피 해는 이미 져서 일몰도 잘 못 보고.
정상은 거의 다 왔기에 빨리 정상만 찍고 내려와야겠단 생각으로 마음이 점점 급해졌다.
거의 마지막 깔딱 고개!
힘내서 올라가 보자.
정상 인증~~~~~~~
잠깐 숨 돌릴 틈도 없이 바로 내려왔다.
정상엔 사람이 하나도 없고 나만 있으니까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좀 더 이 기분을 느끼고 싶었으나 날이 너무너무 어두워졌기 때문에 살짝 겁이 났다.
정상에서 보는 야간 수락산.
정말 조용~~~~ 해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사진 한컷 찍고 바로 뒤돌아서 내려오는데 뭐지?
갑자기 엄청 어두워져 있었다.
큰일이다! 정말 큰일이야
야등을 할 생각은 1도 없었는데 뜻하지 않게 참가해버린 수락산 야등 게임... 얼른 내려가자!
한번 어두워져 버린 산은 순식간에 밤이 찾아왔고 춥고 배고프기 시작했다.
혹시 배고파서 쓰러질 수도 있으니까 초코바를 흡입했다.
달달한 게 들어가니 또 힘이 나는 게 좀 더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너무 어두워져서 힘든데 뷰는 또 왜 이리 이쁜 거야..
어차피 늦은 거 이쪽저쪽 둘러보고
슬슬 내려가기로 했다.
잠깐 여유 부렸더니 리얼 야등....
바로 코앞밖에 안 보여서 길이 안 보인다...
이정표를 보고 따라가도 답이 없다....
길도 잃어서 왔다 갔어 5번을 하고 그냥 여기서 잘까... 아침에 내려가는 게 안전할 거 같기도 하고..
계속 걷고 또 걸었다. 눈이 잘 안보이니까 청각이 예민해져서 바스락 소리 하나에도 놀랬다.
곰 나오는 거 아닌가.
와 사람이다!
너무너무 행복했다.
앞에 어르신들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걸어갔다.
긴장이 풀리니 배도 고프고.
사온 김밥을 집에 들고 가면 뭐하나 싶어 적당한 자리에서 흡입하고.
(무서워서 후레시는 안 껐다)
거의 다 내려왔는지 가로등이 있다.
휴.
안도의 한숨을 크게 한번 쉬고 다시는 밤에 가지 말아야지 다짐을 했다.
산 입구 쪽에 있던 마지막 다리를 건너면서 등산은 마무리를 했다.
놀랜가슴 파워에이드로 달래는데 내리는 비....
하 오늘 왜 이러냐....
[간편 정리]
가을엔 6시만 돼도 어두워진다.
호기심에 무리해서 오르지 말자.
야등엔 하나보단 둘이 덜 무서우니 친구를 무조건 끌고 가자.(멱살을 잡아서라도..)
산엔 낮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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